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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1 火

PWR 2023. 4. 11. 23:31

 파마를 했다. 종일 파마 약 냄새와 함께하고 있다. 잘 때도 파마하고 있는 꿈을 꿀 것 같다. 약 3년 전, 입대하기 전에 이것도 해볼까 하며 시도한 파마 이후로 두번째 파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싶다. 나는 미용실을 가면 항상 만족해본 적이 없다. 얼마나 더 감내하고 시도해나가야 할까. 역시 속된 말로 그냥 얼굴이 문제일까. '나한테 맞는 스타일'이란 기준을 내가 너무 높게 잡아 놓은 걸까? 이 머리로 내일 알바 직원들에게 평소처럼 인사하는 상상을 하니 참 재밌겠다 싶다. 아님 그냥 너무 뽀글거리는 게 싫은 거니 하루 이틀 지나 컬이 좀 풀리면 자연스럽게 내가 원하는 상태로 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머리 자체의 결과도 실망(투입한 돈에 비해)이지만 서비스도 참 그렇다. 비싼 만큼 친절한 건 기본이고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는 건 알겠는데 첫방문 할인 받기 위해 리뷰를 작성한다는데 멋대로 평가를 5점 만점에 매장이 어땠는지 간략하게 문장으로 적혀있는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데 멋대로 다 좋은 말들로만 선택해 놓고 마지막으로 적고 싶은 리뷰 적어서 리뷰를 남겨달란다. 성격 상 사람과 다투길 힘들어해서 대충 넘어가기로 했는데 참 이런 식으로 생존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해서 헤어 오일 등 제품을 추천받아 구매하기로 했는데 뭐 얼마나 좋다느니 말만 하고 정작 가격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로 결제를 진행했다. 마지막에 내가 직접 눈으로 계산대 화면을 잠깐 들여다 보는 걸로 대충 확인할 수 있었다. 뭐 이것도 내가 물어보면 됐던 부분이긴 하다. 소심한 내 성격 때문에 본인이 피해본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점들 다 인정한 체로 그냥 느낀 점을 적고 싶어 적었다. 진짜 친절이란 뭘까. 여튼 다음부턴 싼데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얻은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차라리 머리는 문제 없고 내 태도와 얼굴만이 문제라고 명백하게 믿을 수 있으면 편하겠다.

 

제발 시간 문제이길. 아무도 잘못한 게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