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8 괴리감을 이길 단순한 용기의 부재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누구나 욕망이 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고 잘생긴 이성을 사귀고 싶어하고 업적을 이뤄 인정받고 싶어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해야할 일들은 산더미치 쌓여있다. 그걸 모르는 건 결코 아닐 거다. 문제는 거기서 한 발자국 때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다. 나아가기 위해 생각하고 탐색하고 분석하고 생각을 그만둬야 하기도 해야함을 알면서도 그 한 순간 순간의 자신과의 대화에서 항복 선언 후 벽에 기댄 채 앉아있는 게 더 편하다고 느끼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런 마음 편한 패배주의에 찌들어 잘나가는 남들에게 칼을 휘드르려는 자신을 발견할 때. 칼부림에 오히려 사람들이 멋지다고 인정해줄 때. 모든 게 잘못됐다고 느껴질 때. 사람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한다. 

 

 모든 일이 단순히 타의에 의해 태어난 자신의 못난 유년 시절에서 비롯됐단 말을 들었을 때

 그럼에도 성인이 된 지금, 스스로를 사랑하면 변할 수 있단 말을 들었을 때

 단순해 보이는 그 말들이 꼬인 이어폰 줄 마냥 손대기 조차 어려워 보일 때

 사람은 죽고 싶어 한다.